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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하정우가 말하는 '신과함께-죄와 벌' VS '1987' 차이점그가 또 기대치를 충족시킬 준비를 마쳤다
  • DATE : 2017.12.25 03:51
  • Editor : 석재현


[MHN SEOUL] 배우로서의 연기력, 그리고 스타로서의 흥행성 양 쪽 모두 만족시킬만한 인물은 충무로에서도 손꼽힌다. 그 몇 안되는 후보군 중에서 기복없이 항상 제 몫 이상으로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이들 중 한 명으로 언제나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하정우다. 

2005년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로 처음 이름을 알렸던 그는, 2008년 '추격자'를 시작으로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더 테러 라이브', '암살', '아가씨', 그리고 '터널'까지 나올 때마다 연기력과 흥행력 모두 증명하기도 했다. 또한, 하정우는 연기력 못지 않게 직접 연출 및 제작까지 뛰어드는가 하면, 미술분야에서도 재능을 드러내는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으로 활약 중이다.

그랬던 그가,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또 한 번 기대치를 충족시킬 준비를 마쳤다. 원작 웹툰 '신과함께'를 영화화한 대형 판타지영화 '신과함께-죄와 벌'로 말이다. 개봉하기 앞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하정우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공교롭게도 오는 27일에 하정우가 출연한 또다른 영화 '1987' 또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 두 영화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한 번 들어보았다.

의도치 않게 당신이 출연한 두 작품이 같은 달에 개봉하게 되었다. 기분이 어떤가? (웃음)
└ 나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1주일 간격으로 개봉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웃음) '신과함께'는 올봄에 이미 12월에 개봉한다는 걸 결정했지만, '1987' 개봉일은 얼마 전에 결정되었다. 나는 결정권이 없기에, 결정하신 분들이 알아서 잘 하셨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 '1987'이 1번 주연작이면 매우 큰 부담이었겠으나, 그렇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신과함께-죄와 벌'이 사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웹툰 '신과함께'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방대한 세계관과 생소한 판타지 장르, 그리고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기에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알고 싶다.
└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김용화 감독님은 나와 대학교 동문이자 '국가대표' 때부터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어서 작품 끝나고도 자연스레 안부를 묻고 지내던 사이였다. 감독님의 전작인 '미스터 고' 개봉 이후에 만나, "차기작이 정해지면 아무거나 시켜달라"고 던졌던 말이 화근이 되었고, 1년 뒤에 '신과함께' 1·2부 대본이 나한테 왔다.

먼저 '신과함께' 웹툰을 읽었고, 그다음에 대본을 펼쳐봤다. 원작이 판타지 장르이기에 국내에서 아직 익숙지 않아 보이겠지만, 무척이나 새롭게 다가왔다. 이 영화 또한 '국가대표'처럼 감정이 풍부하고 사람 냄새가 났고, 감독님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작품에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곡성'과 '부산행'이 흥행했고, '아가씨'처럼 도중에 외국어 대사가 등장하는 영화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걸 보면서 관객들의 선호도가 넓어졌다는 걸 느꼈기에, 이 영화 또한 지금 흐름에 잘 맞지 않나 생각했다. '신과함께'가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신과함께'가 국내영화 최초로 1·2부 통합으로 사전 촬영 후 나눠서 개봉하는데,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
└ 처음에는 이게 가능할까 생각했다. (웃음) 실제로 촬영할 때도 1부 중간을 찍다가 갑자기 2부 마지막 장면을 찍는 등 1부와 2부의 흐름을 생각할 수 없이 촬영일정을 소화했기에 '어떻게 찍지?'라고 고민했었다. 그때마다 감독님 중심하에 촬영 전날 다들 모여 대본 리딩하며 다시 한번 해당 장면과 흐름을 숙지했다.

감독님이 배우들을 이해시키고자 미리 영상콘티를 만들어서 보여주었다. 이 영상콘티를 통해 인물들이 극 중의 여정과 흐름, 느낌들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끔 보여주고자 하셨다. 이 점이 생소했다.

'신과함께'는 각 등장인물의 인간적인 면모가 강한데, 화려한 CG에 묻히는 감도 있었다. 이 점이 아쉽진 않았나?
└ 대본에선 그런 걸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언론시사회 때도 '신파'라는 단어가 사용될 만큼 풍부한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이 제법 있기에, 영화를 보게 되면 CG는 그저 거들뿐이라는 걸 알 것이다.

1부는 '자홍'과 '수홍' 형제의 이야기며, '삼차사'는 자홍을 재판에 데려가며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수홍의 감정과도 맞물려 절정에서 모든 게 폭발한다. 이미 본 관객 중 일부는 "분명 주인공은 삼차산데 왜 자홍과 수홍 이야기로 끝나느냐?"고 하는데, 2부에서 그 전달자 같았던 삼차사의 천 년 전 이야기부터 시작되면서 그들이 메인이 된다. 그렇기에 1부에서 느낀 아쉬움이나 부족함이 2부에 채워질 것이라 본다.

'국가대표'에서 함께 했던 김용화 감독, 그리고 김동욱과 '신과함께'로 의기투합한 게 의미가 컸을 것 같다.
└ '국가대표' 때 좋은 기억이 많았다. '추격자'부터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보트'까지 중소규모 영화를 찍다가 '국가대표'부터 거대한 상업영화에 합류했다. 그동안 사실적인 연기를 해오다 '국가대표'에서 장르 연기를 처음 접했던 터라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못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김용화 감독님은 "앞으로 이런 영화도 찍어야 하는데, 사실과 명분에 기반을 둬야 연기가 나온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등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 전까지 한 가지만 고집해오던 신인이었는데, 한 층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 '국가대표'였다.

처음으로 판타지 영화에 도전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대부분 CG라서 실제로 촬영할 때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는가?
└ 먼저, 초반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벽과 허공을 보고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웃음) 나름 국내에서 혼자 벽 보고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고 자부해왔는데, 이건 차원이 달랐다. (웃음) 하늘을 보고 '해원맥'과 '덕춘'에게 연기하는 장면을 스태프들 있는 앞에서 연기하려니 꽤 어색했다.

 


그리고 보트 위에서 지훈이와 '지옥귀'를 검으로 물리치는 장면을 리허설할 때, CG로 그려진 칼 없이 연기하려니까 민망해졌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기에 서로 민망함을 인정하고 고백하니까 그때부터 적응되었다.

'1987' 당시엔 장면을 찍을 때 대사 등을 연결해 찍을 수 있는 마스터 샷이 있지만, '신과함께'는 그게 안 됐다. 한 컷씩 찍고 CG를 입혀야 하는 작업이 대부분이라 장면마다 쪼개면서 연기했기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예를 들어, 1분짜리 장면을 찍는데 12시간 동안 걸렸던 적도 있다. 그렇다 보니 체력도 떨어졌고, 집중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배우들끼리 하는 말로 "연기가 잘되는데?"라고 하는데, 그게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연기하는 데 극한체험을 한 셈인가? (웃음)
└ 맞다. (웃음) 그리고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초근접 촬영을 위해 사용되었던 21mm 렌즈를 이번 촬영에 도입되었는데, 카메라가 코앞까지 바짝 다가와 움직이기까지 해서 감정연기 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 외 첨단 장비들도 많이 동원되었는데 문제는 한 번 옮길 때마다 1시간씩 소요됐다. 즉, 3초 분량을 찍고 카메라 세팅이 끝날 때까지 1시간을 기다렸다.

또 힘들었던 게 생각났다. '신과함께'는 세트 중심 촬영이 많았다. 1·2부가 같은 재판장이 등장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나태지옥' 세트에서 1부 분량을 찍고, 곧바로 나태지옥 2부 분량을 찍었다. 또, '살인지옥'이 1부에선 초반에 수월하게 넘어가는 곳이나, 2부에선 후반부라서 '강림'의 감정을 다 쏟아야 했다. 이렇게 한 세트에서 1·2부 다 찍고 그다음 지옥으로 넘어가다 보니 한동안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었다고 차태현이 밝히던데? (웃음)
└ 맞다. 오래 기다리면 허기지니까 촬영장 주변 음식점을 차례대로 찾게 됐다. 심지어 서울에서 음식을 싸 와서 먹기도 했다. 그래서 살이 쪘다. 자세히 보면 어떤 장면에선 통통했다가 다른 장면에선 살짝 야위어 나온다. (웃음)

그렇다면 당신의 또 하나의 출연작 '1987'을 안 물어볼 수가 없다. 어떻게 봤는가? 
└ 대본을 처음 받고 의기투합했을 때 감정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있어 감사했다. 영화의 실존 인물이셨던 분들도 시사회에서 만났는데, "늦기 전에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고 '배우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굉장히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이었다.

언론 시사회 끝에 희준이가 "감사하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딱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었다. '신과함께'와 아예 다른 장르지만, '1987'만 놓고 봤을 때 감동적이었고 영화의 만듦새는 논할 수 없을 것 같다. 모든 영화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힘, 그때 상황과 사람들, 그들 덕분에 오늘날 감사하게 살고 있다는 고마움 등 여러 가지 때문에 가슴에 벅차올랐다.

'1987'에서 물렁함이 느껴지는 연기라 마음 편하게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신과함께'는 의욕 넘치게 임했어도 잘 안됐을 것 같다.
└ '신과함께'는 즉흥적인 연기를 할 수 없다. 영상콘티로 모든 장면이 다 미리 정해져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변주하거나 애드리브를 할 기회조차 없다. 워낙 짜여 있기에 힘든 면도 있었지만. 김용화 감독님 자체가 긍정에너지였고 어려운 장면이나 상황 등에서도 감독님이 먼저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

반면, '1987'은 매우 크고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 않으며 하나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과정에 많은 인물이 연관되면서 다들 긴장감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영화 초반을 담당하는 나까지 분위기 잡으면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올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부드럽게 데리고 가 해진이 형에게 바통 터치하는 데 충실히 수행했다.

그리고 그때는 현장 분위기에 많이 따르다 보니, 애드리브도 많았다. 극 중에서 나의 분량이 많지 않았기에 장준환 감독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융통성 있게 현장에서 많이 변주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하나 물어보겠다. '신과함께' 그리고 '1987', 어느 영화가 좀 더 애착이 가는가? (웃음)
└ 비밀이다. (웃음) 절대 알려줄 수 없다. (웃음)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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